가계대출 급증에 은행권 금리 ‘역행’ 시작
최근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자 수익 확보가 아닌,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른 반응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경쟁적으로 금리를 내리던 은행들이 다시금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케이뱅크의 금리 인상, 하루 만에 0.43%p 상승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3월 27일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4.22%~7.98%로 책정했습니다. 단 하루 전인 26일에는 3.79%~6.62%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최저금리가 0.43%포인트 상승한 셈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조정은 단순히 금리 변동 수준을 넘어서는 중요한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실 케이뱅크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2월 18일에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0.23%포인트 인하했으며, 이는 당시 기준으로 주요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해 많은 고객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가계대출 수요가 케이뱅크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자, 다시금 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가계대출 급증에 대응한 은행권의 전략 변화
금융당국은 최근까지 금리 인상보다는 대출 심사 강화를 통해 가계대출을 억제하라는 방침을 유지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3월 중순까지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낮추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신한은행은 3월 14일 가산금리를 0.1%포인트 낮췄고, 하나은행 역시 3월 10일에 0.1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와 달리,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오히려 가팔라지는 상황입니다. 변동금리형 대출의 이점과 기준금리 하락 기대감이 겹치며, 금리가 낮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케이뱅크처럼 금리가 낮은 인터넷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은행 자체의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이에 케이뱅크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조치"라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수익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 대출 과열을 방지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입니다.
금리 인상 확산 조짐과 가계부담 우려
이번 케이뱅크의 선제적인 금리 인상 조치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번복 사태 이후, 부동산 시장이 다시금 꿈틀거리는 조짐을 보이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2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4조3000억원 증가했으며, 이는 2023년 11월(5조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입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 과열을 불러올 수 있는 신호이며, 금융당국과 은행 모두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대출 금리가 다시 오르면, 이미 대출을 받은 서민층과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변동금리 상품의 경우, 향후 금리가 다시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은 가중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대출을 계획 중인 소비자라면 금리 변동 가능성과 향후 상환 계획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시점입니다.
결론: 주담대 금리 인상, 향후 금융시장 변화의 신호탄일까?
이번 케이뱅크의 금리 인상은 단순한 이자율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와 정부 정책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은행권의 전략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조치를 따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의 주택금융시장 흐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